백남준의 〈아름다운 여성 화가의 연대기〉는 앨리슨 놀즈를 위한 스코어로 매월 세계 각국의 국기 한 개씩을 생리혈로 물들인 다음 갤러리에서 전시하라는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백남준의 요청으로 앨리슨 놀즈는 만국기에 생리혈을 묻혀서 스코어를 완성하고, 백남준의 1963년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 국기들을 전시한다. 백남준은 자신의 성적인 제스처가 들어가 있는 스코어를 그냥 아무 여성이 아닌 전문 여성 연주가가 수행해 주기를 바랐다. 음악을 전공한 플럭서스 동료인 시오미 미에코에게 부탁했지만 거절 당했고, 놀즈의 경우 음악을 전공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백남준이 생각하는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은 아니었다. 놀즈는 당시 백남준이 여성에 대한 이런 그의 생각을 밀어붙여 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