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색일필(一色一筆)”, 즉 하나의 색으로 단번에 쓴다는 뜻의 한자를 적었다. 그 위로 한 번에 그은 듯한 붉은 색 선이 지나간다. 백남준이 〈머리를 위한 선〉(1961)이나 〈걸음을 위한 선〉(1961) 퍼포먼스에서 몸으로 수행한 선 긋기를 생각나게도 한다. 붉은 선의 끝 부분은 나선형으로 살짝 말려있는데, 백남준이 비디오 테이프나 시계 태엽이 감긴 것을 표현할 때 쓰는 방식이다. 백남준은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시간과 되감을 수 있는 비디오를 대비시키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