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웃어≫는 사회의 전통적 가치와 예술 제도에 도전한 플럭서스와 백남준을 유머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경계의 해체, 자유로운 연대, 금기에의 도전, 규범과 통념에 대한 반격 등 플럭서스의 특징은 백남준의 유쾌하면서도 혁명적인 사유와 실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의 대표적 자원인 소장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하였고, 플럭서스 동료인 조지 머추너스 탄생 90주년을 기념하여 리투아니아의 문화원, 대사관, 요나스 메카스 비주얼아트센터와 협력하였다.
≪웃어≫의 도록에서는, 플럭서스가 백남준의 초기 활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후 방송과 위성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의 예술 세계 전반을 어떻게 관통하였는지 개괄하였고(박상애), 플럭서스라는 큰 그림과 주요 작가들을 일람하는 가운데 그 핵심을 꿰뚫을 수 있는 미술사적 경로를 되짚었다(우정아). 또한 플럭서스 활동을 통해 국제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해 성찰하였던 백남준의 면모를 돌아보았고(박혜진), 플럭서스 유머의 관점에서 이벤트 스코어의 계보와 의미를 분석하였으며(정윤회), 유럽, 미국, 아시아를 넘나들며 백남준이 살았던 플럭서스의 시대를 일본이라는 문맥에서 살폈다(육영신). 그리고 이 책은 도록이자 연구서인 동시에 플럭서스 출판물의 실험을 계승하여, 전시 출품작들의 도판을 메일 아트에 착안한 엽서 세트로 제작하였다.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백남준과 플럭서스 예술이 일상에서 계속 퍼져 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