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1. 작가님과 작품 활동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업체eobchae에서 각종 문서를 편집하는 오천석이라고 합니다. 업체eobchae는 저와 김나희(@nahee.app), 황휘(@hwhwi_._)로 이루어진 3인조 콜렉티브이며, 류성실의 친구입니다. 류성실(@sungsilryu)은 한국의 토착성에 천착하는 토탈 아티스트입니다.
업체eobchae는 김나희의 주도로 2020년 내내 ‘대디 레지던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어요. 류성실은 ‘대왕트래블’ 연작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신작을 최근 선보였습니다.
2.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좋았어요. 처음 큐레이터님께 연락을 받았을 때, 마침 해상도와 테마의 횡폭을 넓히고 싶었거든요. 다루는 주제가 지리적으로 한국에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던 터였습니다. 귀한 기회를 적시에 얻었으니 좀 멀리 가보자는 생각이 들어 하고픈 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했는데, 큐레이터님이 잘 받아주셨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이 찾는 국공립 미술관에서 신진 작가의, 심지어 시놉시스 조차 난해한 영상을 선보이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지만요.
3.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가속화된 시청각 미디어를 활용 혹은 차용해서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작품을 보여주시는데요. 백남준이 당시 급변하던 시청각 매체의 언어 그리고 매체의 생산/유통/소비 시스템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했던 지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백남준 작가와의 개인적인 혹은 예술적인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어떤 개인적인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그분을 잘 몰라요. 다만 커뮤니케이션 미디엄을 예술 활동의 미디엄으로 적극적으로 편입시킨 파급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상관없이요.
4.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참여 작품 〈체리-고-라운드〉 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류성실과 협업한 〈체리-고-라운드〉는 사실 체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예요. 전 지구적인 이벤트를 관리하는 시스템과 역량이 우리에게 있을까? 전례 없는 재해에 대응하는 방책이라는 것이 사실상 마케팅으로 포장한 현상 유지 아닐까? 중국식 권위주의처럼 사람과 사물의 질서를 모조리 포위해버리는 관리체제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산만하게 주워섬기며 만들었습니다. 시놉시스는… 설명할 때마다 저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라 언젠가 직접 관람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5. 그 후 여러 전시와 스크리닝, 퍼포먼스 등 프로젝트를 보여주셨는데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참여 이후 진행하셨던 작품 활동과 향후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인터뷰지를 작성하는 지금, 업체eobchae는 백남준아트센터의 《현실 이상》 전시에서 앞서 간략히 소개한 ‘대디 레지던시’ 프로젝트를 미디어 설치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어요. 류성실은 최근 오시선, 뮤지엄헤드와 같은 전시 공간에서 〈죽지 않는 가문〉이란 타이틀의 인터랙티브 작품을 공개했습니다.
〈Daddy Residency Deluxe〉http://deluxe.daddy-residency.com
〈죽지 않는 가문〉http://you-never-die.xyz
2021년에 업체eobchae는 ‘대디 레지던시 디럭스’라는 타이틀의 웹사이트를 통해 2020년에 진행한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집대성할 예정이에요. 류성실은 떼돈을 벌 계획입니다.
6.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와 관련해 공유하고 싶으신 의견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극중 송도에서 촬영한 장면을 보고 사람들이 의아해했어요. 왜 배경에 사람들이 한 명도 없나? 왜냐하면 황휘가 모두 지웠기 때문입니다.
#업체eobchae/체리고라운드